[서정욱 칼럼] 언론 장악·여론 조작, 빙산의 일각 드러난 윤영찬 의혹, 전모 밝혀야

김두용 기자 | 기사입력 2020/09/12 [11:35]

[서정욱 칼럼] 언론 장악·여론 조작, 빙산의 일각 드러난 윤영찬 의혹, 전모 밝혀야

김두용 기자 | 입력 : 2020/09/12 [11:35]

▲ 서정욱 변호사     ©더뉴스코리아

언론 자유는 '민주국가의 존립과 발전을 위한 기초'가 되며, 따라서 '다른 기본권보다 특히 우월적 지위'를 지닌다(89헌마163 결정 등). 또한 여론 조작은 공론(公論)의 장을 오염시켜 국민의 의사를 왜곡하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허무는 중대 범죄다.

이 점에서 민주당 윤영찬 의원이 ‘다음’의 뉴스 배치에 불만을 품고 "카카오에 강력 항의해 주세요. 너무하군요. 들어오라 하세요"라고 보좌진에 문자를 보낸 것은 자유민주주의의 근본을 훼손하는 중대한 헌법 침해다.

 

특히 현 정권 들어 포털사이트 뉴스 편집을 통한 여론 조작의 '심증'은 있었지만 '물증'이 없었는데 이번에 '권포유착(권력-포털)'의 구체적 정황이 포착되었다는 점에서 정권의 정당성을 뿌리째 뒤흔들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다.

 

법적으로도 (만약 문자대로 실행되었다면) 카카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권리행사를 방해한 '직권남용'과 위력으로 업무를 방해한 '업무방해'에 해당하는 중대 범죄다.

 

정권의 포털 장악이 '소설'이 아니라 '실화(實話)'임을 명백히 드러난 이번 사건은 특히 윤 의원이 이하의 세 가지 직위를 가졌거나 지금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

  

첫째, '네이버 부사장' 직위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포탈은 ‘뉴스 편집은 100% AI가 한다’고 강변한다. 그러나 이를 곧이곧대로 믿을 국민이 누가 있겠는가. 윤 의원 스스로 사과글에서 "제가 의문을 갖고 묻고자 했던 것은 뉴스 편집 알고리즘의 객관성과 공정성”이라고 인정하지 않는가. 또한 다음 창업자인 이재웅 전 쏘카 대표도 “AI는 가치중립적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설계한 대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지 않는가.

 

결국 윤 의원은 포탈의 임원으로 포털 뉴스 편집이 권력의 ‘의견 전달’에 의해 얼마든지 바뀔 소지가 있는 영역임을 누구보다 잘 알 수밖에 없다. 민주당에 불리하게 편집된 듯한 화면을 보고 불만을 터트린 것은 메인 편집에 편집자의 사적인 영역이 포함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 아닌가. 그래서 'AI'가 아니라 '사람'을 불러서 갑질을 하지 않겠는가. 만약 AI가 가치중립적으로 판단한다면 굳이 항의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법적으로 '알고 하는 잘못'은 '몰라서 하는 잘못'보다 죄질이 훨씬 불량하다. 윤 의원에 대해 '무관용의 원칙'에 의한 철저한 책임 추궁이 필요한 이유다. 이외에도 이번 기회에 포털 뉴스편집 알고리즘의 공정성·객관성 여부에 대한 전반적인 검증도 반드시 필요하다.

 

둘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직위다. 윤 의원이 '일개' 초선 의원으로 이번 사건을 저질렀다면 이보다 힘이 수십 수백 배 센 청와대 수석일 때는 과연 어떠했겠는가. 필요할 때면 언제든지 청와대로 호출해 압박할 수 있는 ‘갑을 관계’가 형성돼 있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 추론 아닌가. 청와대부터 행해지던 ‘권력의 미디어 통제 구조'가 국회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 상식적 판단 아닌가.

 

박근혜 정권의 이정현 홍보수석은 세월호 사고 직후 KBS에 전화를 걸어 “한 번만 도와달라”고 읍소했다가 언론 자유와 독립을 침해했다며 1,0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비록 KBS는 방송법상 언론이고 카카오는 아니라는 차이는 있지만) 이보다 죄질이 훨씬 나쁜 윤 의원의 행태에 대해서는 어떤 처벌이 내려져야 하겠는가.

 

법치의 생명은 어떤 정치 세력이 권력을 잡든, 어떤 검찰이 수사를 하든, 어떤 판사가 재판을 하든 '동일한 사건은 동일한 결론'에 이를 수 있다는 국민의 신뢰다. 윤 의원에 대해 최소한 이 전 수석보다는 중한 처벌이 내려져야 '국민의 눈높이'와 '정의'에 부합할 것이다.

 

▲ [서정욱 칼럼] 언론 장악·여론 조작, 빙산의 일각 드러난 윤영찬 의혹, 전모 밝혀야     ©더뉴스코리

 

셋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의 직위다. 윤 의원은 이번 사건에 대해 “전날 민주당 이낙연 대표 연설은 메인 페이지에 뜨지 않아 형평성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표현한 것”이라며 “의견을 전달할 자유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이낙연 대표 연설이 오히려 1시간 가량 메인에 더 오래 떳다는 점에서 팩트도 틀리지만 "의견을 전달하려고 했다"는 해명은 후안무치한 궤변의 극치다.

 

포털 규제 법안을 다루는 과방위 소속의 ‘갑 중의 갑’의 항의를 단순한 ‘의견 전달’로 받아들일 사업자가 어디 있겠는가. 의견을 전달하려면 본인이 가서 하지 왜 사업자를 오라가라 하는가. 결국 윤 의원은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고 책임져야 할 상임위의 위원으로 오히려 권한과 지위를 남용하여 언론의 자유를 철저히 짓밟는 잘못을 저질렀다.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닌 그동안의 행태와 진정성 없는 반쪽자리 사과를 보면 앞으로 재범의 위험성도 농후하다. 국회법 제48조 7항도 "공정을 기할 수 없는 뚜렷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해당 상임위원회의 위원으로 선임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어느모로 보나 윤 의원에 대한 최소한의 조치로 과방위 사보임이 불가피한 이유다.

 

이상에서 윤 의원의 죄질이 지극히 불량한 세 가지 이유를 지적했는데 필자가 보기에 이번 사건은 윤 의원의 수많은 범행 중 '꼬리가 길어 밟힌' 빙산의 일각이다. 따라서 윤 의원이 네이버 부사장 때부터 현 정권과 유착해 여론 조작을 해 왔는지, 청와대 수석 당시에도 ‘의견 전달’이 있었는지 철저하고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

 

윤 의원이든 그 누구든 언론 자유 등 헌법 정신을 짓밟는 행위는 결코 좌시되어서는 안 된다. 여론 조작 등 민주주의의 적들도 발본색원해야 한다. 언론 자유는 자유민주 사회에 필수불가결하며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다. 미국 제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이 "신문 없는 정부와 정부 없는 신문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주저 없이 후자를 선택할 것"이라고 한 경구를 깊이 되새겨야 한다.

 

 

 

※외부 필자의 기고는 <더뉴스코리아>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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