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평생 모은 재산인 20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기부한 장성환(왼쪽)·안하옥 부부. [사진 KAIST] © 더뉴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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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뉴스코리아=김두용 기자] KAIST는 지난 13일 장성환(92)·안하옥(90) 부부의 기부 약정을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물티슈 한장도 물에 헹궈 다시 쓸 정도로 근검절약해온 90대 노부부가 평생 모은 재산 200억원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기부했다.
이들 부부가 기부한 부동산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건물로, 580㎡(175평)의 대지에 건축된 지상 6층 지하 2층 규모다.
기부자 장성환 삼성브러쉬 회장은 황해도 남촌 출신으로 7남매 중 셋째로 태어나 18세이던 1947년 월남했다. 무역업에 뛰어들어 화장품 용기 제조회사를 혼자 힘으로 일으켰다. 1992년 중국 텐진에 화장품 브러시 공장을 세우며 지금의 재산을 일궜다.
성공 후에도 몸에 벤 근검절약 습관으로 돈 한푼 허투루 쓰지 않았다. 구두를 사면 해질 때까지 신고, 물티슈 한장도 물에 헹궈 여러 번 사용했다.
▲ 지난 13일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장성환·안하옥 부부의 KAIST 발전기금 약정식이 열렸다. [사진 KAIST] © 더뉴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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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회장은 고학으로 연세대 대학원까지 졸업하면서 장학사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고학생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절실히 체감했다"며 "재산을 일군 뒤, 어려운 이들의 학업을 도와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됐다"고 설명했다.
장 회장 부부는 "기부가 국가 미래를 위한 투자로 이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KAIST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웃사촌으로 교류해온 김병호(80) 전 서전농원 회장 부부가 KAIST에 2009년과 2011년 두차례에 걸쳐 350억원을 기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장 회장은 뇌경색을 앓아 거동이 불편한 가운데, 부부는 지난 2일 해당 부동산의 명의 이전 절차를 모두 마쳤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평생 모은 재산을 흔쾌히 기부해주신 장 회장 부부의 결정에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학교 발전 동력으로 삼아 세계 최고 인재 양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